당뇨병은 기억력이 떨어지기 전부터 뇌 노화를 앞당길까?
혈당이 높으면 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당뇨병이 혈관뿐 아니라 뇌의 노화 속도와도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천 청라 리아한의원 김재홍입니다. 오늘은 2026년 국제 신경학 저널 《Brain》에 발표된 당뇨병과 뇌피질 위축 연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성인 1,298명을 추적했습니다
연구진은 연구 시작 당시 인지기능이 정상이었던 성인 1,298명을 약 3년 동안 MRI로 추적했습니다. 평균 연령은 65세였으며, 이 가운데 305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단순히 당뇨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뇌를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뇌백질고신호, APOE ε4 유전자, 심혈관질환과 사회경제적 요인까지 함께 고려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일부 뇌 영역이 더 빠르게 얇아졌습니다
분석 결과 당뇨병이 있는 참가자는 전두엽·두정엽·후두엽에 위치한 7개 영역의 대뇌피질이 더 빠르게 얇아졌습니다.
특히 연구 시작 당시 당화혈색소(HbA1c)가 높았던 사람일수록 해당 영역의 위축 속도가 빨랐습니다. 당뇨병군에서는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인 ‘처리속도’도 조금 더 빠르게 저하됐습니다.
당뇨병과 처리속도 저하의 관계 가운데 약 13%는 이러한 뇌피질 위축으로 설명됐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연관성이 아밀로이드·타우 축적이나 뇌소혈관질환을 고려한 뒤에도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당뇨병이 알츠하이머병이나 뇌혈관질환을 통해서만 뇌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대사성 신경퇴행 경로와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혈당을 낮추면 치매를 예방한다는 뜻일까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치료 효과를 비교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혈당을 낮추면 뇌피질 위축이 줄어들거나 치매가 예방된다고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피질 두께의 차이도 크지 않았으며, 뇌 위축이 인지기능 저하 전체를 설명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최근 몇 달의 혈당 수치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된 고혈당 노출이 뇌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력 관리에도 혈당과 대사 건강을 함께 봐야 합니다
중년 이후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면 인지검사만 확인하기보다 다음 요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과 최근 당화혈색소
혈압·이상지질혈증·복부비만
수면 부족과 수면무호흡
운동량과 식사 습관
정보를 이해하거나 반응하는 속도의 변화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당뇨병이 있으면 치매가 생긴다”가 아닙니다. 아직 기억력이 정상인 시기부터 혈당과 대사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뇌 건강에도 중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당뇨병이 오래됐거나 최근 건망증·집중력 저하·반응속도 감소가 함께 나타난다면, 혈당 수치와 인지기능을 별개로 보지 말고 종합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논문
Tsiknia AA, et al. Diabetes and neurodegeneration in cognitively unimpaired older adults: implications for cognition. Brain. 2026.
원문 및 DOI: 10.1093/brain/awag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