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관절이 시큰거려요. 손목이 시리고, 무릎에 바람이 드는 것 같고, 어깨가 쑤십니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긴팔을 입어야 해요.”
산후풍 증상이 잇을때 보통 찬바람을 쐬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싸매고 더 따뜻하게 합니다. 그런데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천 청라 리아한의원 김재홍입니다. 오늘은 산후풍을 조금 다르게 보는 관점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산후풍은 여러 얼굴로 나타납니다
산후풍은 출산 후 관절이 시큰거리고 아프거나, 특정 부위가 시리고 저린 증상을 말합니다. 산후 관절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환자분들이 쓰시는 표현도 제각각입니다. 시리다, 저리다, 바람이 통한다, 시큰하다, 쑤신다. 같은 상태를 두고 다르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표현에서 산후풍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진료실에서 정확하게 확인하는데 시간을 쓰는 편입니다.
찬바람 때문이 아니라면
산후풍은 흔히 풍한습(風寒濕)의 사기가 허해진 몸을 틈타 들어온 것으로 설명됩니다. 산후에 몸이 약해졌으니 바깥의 나쁜 기운(추위, 습기, 바람)이 침입했다는 관점입니다.
그런데 안동주 선생님은 다르게 보았습니다. 산후풍은 밖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산후 어혈이 다 빠지지 않았거나 어혈과 담음이 혈맥에 뭉쳐 막힌 결과라는 것입니다.
시린 증상에 대한 비유가 인상적입니다. 겨울에 보일러 관이 막혀 열기가 전해지지 않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방이 추운 이유가 바깥 공기 때문이 아니라 관이 막혔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왜 따뜻하게만 해서는 부족한지 설명이 됩니다. 보일러를 아무리 세게 틀어도 관이 막혀 있으면 그 열이 방까지 오지 않습니다. 막힌 것을 뚫어야 합니다.
그래서 거풍약을 경계했습니다
안동주 선생은 이 때문에 거풍약(祛風藥) 복용을 경계했습니다. 바람을 몰아내는 약을 쓸 것이 아니라, 어혈과 담음으로 막힌 혈맥을 활혈화어(活血化瘀)로 통하게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원인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약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종피탕
안동주 선생이 제시한 가전방이 종피탕입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려피, 아출, 홍화, 포공영, 현호색, 당귀, 적작약, 토작약, 생지황, 건지황, 유향, 오령지, 향부자, 흑두
약재의 역할을 나눠 보면 처방의 논리가 드러납니다.
당귀, 숙지황, 적작약, 건지황 — 혈을 기르고 돌려 경락을 통하게 합니다
현호색, 홍화, 유향, 종려피, 적작약 — 뭉친 어혈을 풀어 통증을 가라앉힙니다
포공영, 흑두 — 열을 내리고 뭉친 것을 흩습니다
아출 — 굳은 것을 깨뜨려 통증을 줄입니다
향부자 — 기를 돌립니다
안동주 선생은 산후 어혈이 다 빠지지 않아 경락을 막아 생긴 산후 신통에 이 처방을 써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예방의 관점에서
여기서 한 가지가 따라 나옵니다. 산후에 어혈 치료를 제대로 하는 것이 산후풍 예방이 된다는 점입니다.
산후풍이 이미 생긴 뒤에 어혈을 푸는 것보다, 출산 직후 어혈이 남지 않도록 관리하는 편이 수월합니다. 산후 보약을 어혈 치료부터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산후풍이 어혈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소모가 심해 회복이 안 되는 경우, 수유와 육아로 특정 관절에 부담이 누적된 경우도 있습니다. 진맥과 문진으로 지금 무엇이 주된 문제인지 판단한 뒤 방향을 정합니다.
내원 안내
인천 서해구(서구) 청라에 있으며, 검단, 루원시티, 가정동, 신현동은 물론 영종도와 계양, 부평에서도 내원하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산후풍은 따뜻하게 하면 안 되나요? A. 보온 자체는 도움이 됩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막힌 것을 뚫는 치료와 함께 가야 합니다.
Q. 출산한 지 오래됐는데 지금 치료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지났다면 어혈 외에 다른 요인이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 지금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방향을 정합니다.
Q. 모유수유 중인데 한약을 먹어도 되나요? A. 수유 중에도 복용 가능한 처방으로 구성합니다. 수유 여부를 진료 시 알려주십시오.
참고: 『안동주 임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