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잘 됐다는데, 몸이 회복이 안 돼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아랫배가 계속 당기고, 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습니다. 다리가 무겁고 붓는 느낌도 있습니다.
병원에 물어보면 "그럴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시간을 견디기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천 청라 리아한의원 김재홍입니다. 자궁 수술 이후의 회복 과정에서 한의원에서 드릴 수 있는 도움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퇴원이 회복의 끝은 아닙니다
수술은 병변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절개와 봉합이 이루어진 조직과 그 주변의 순환, 골반강 전체의 환경은 그대로 남습니다. 수술 후 퇴원하면서 회복은 온전히 환자의 몫이 됩니다.
회복은 두 단계로 나뉩니다
한의학에서는 수술 후 상태를 어혈(瘀血)과 허로(虛勞) 두 범주로 봅니다.
초기 — 어혈기
절개와 봉합으로 조직에 물리적 자극이 가해진 직후입니다. 수술 부위 주변으로 미세한 어혈과 부종이 생기기 쉽습니다. 정체된 것을 풀어 통증을 줄이고,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순환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후 — 허로기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기력이 돌아오지 않는 시기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고, 소화가 안 되고, 잠이 얕고, 이유 없이 가라앉습니다. 소모된 기혈을 채우는 방향으로 바뀝니다.
두 시기의 처방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어혈기에 보하는 약을 쓰면 답답해지고, 허로기에 계속 풀어내는 약을 쓰면 더 지칩니다.
다만 두 시기가 날짜로 딱 나뉘지는 않습니다. 회복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고, 수술 범위와 원래 체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료와 진맥으로 지금 어느 쪽인지 판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진맥 결과 어혈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일반적으로 2주 정도 어혈을 다스리는 한약을 복용하십니다. 이후 상태를 다시 보고 허로기 치료로 넘어갑니다.
허로기의 보약은 4주에서 12주 사이입니다. 폭이 넓은 이유는 수술 범위와 소모된 정도의 차이 때문입니다. 원래 체력이 좋으셨던 분은 4주로 충분한 경우가 있고, 수술 범위가 컸거나 오래 앓다가 수술하신 분은 12주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2주 + 4~12주가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유산 후 조리 한약과 비슷한 구성인데, 몸이 회복해야 할 과제가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정체된 것을 내보내고, 그다음 비워진 것을 채웁니다. 수술 전부터 준비하시는 경우에는 변수가 더 많아 별도로 상담합니다.
자주 놓치는 세 가지
첫째, 부종과 무거움, 이상 감각입니다.
수술 후 하복부나 다리가 붓고 무겁게 느껴지거나, 저리고 감각이 둔한 느낌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환이 정체된 상태는 오래 둘수록 다루기 번거로워집니다.
저는 Chikly Health Institute의 림프배액술(LDT) 과정을 이수하고 이 부분을 함께 봅니다. 다만 림프절 절제가 있었거나 부종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상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둘째, 골반저 기능과 배뇨 문제입니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다 본 것 같지 않거나, 힘을 줄 때 새는 느낌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골반저 근육과 주변 신경이 수술의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말을 꺼내기 어려워 오래 끌고 가시는 분이 많습니다.
셋째, 갱년기 증상이 앞당겨지는 경우입니다.
난소를 보존했더라도 수술로 주변 혈류가 변하면 안면홍조, 불면, 두근거림이 예상보다 이르고 급하게 올 수 있습니다. 50대 전후에 수술받으신 분들은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원에서 하는 일
한약 — 앞서 설명한 2주 + 4~12주 구성이 중심입니다. 갱년기 증상이 함께 올라온다면 그 부분도 같이 봅니다.
침과 뜸 — 아랫배와 골반 주변의 긴장을 풀고, 뜸으로 하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합니다.
약침 — 수술 부위 주변의 국소적인 염증 반응과 통증을 다룹니다.
림프배액술 — 하복부와 다리의 부종감, 무거움, 이상 감각이 있는 경우 시행합니다. 시술에 시간이 걸리므로 별도 예약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지키실 것
아랫배를 따뜻하게 유지하세요. 찬 음료보다 따뜻한 차를 드시고, 골반 주변이 차가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워만 계시면 안 됩니다. 아프다고 계속 누워 있으면 오히려 유착이 생기기 쉽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하루 20~30분 평지를 걷는 것이 회복을 돕습니다. 무거운 물건 들기와 복근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은 당분간 피하는 것을 권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상담 후 드십시오. 석류, 칡, 홍삼, 달맞이꽃종자유처럼 갱년기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식물성 성분이 호르몬 관련 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 결과가 엇갈려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수술받으신 질환과 현재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임의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술 후 언제부터 한약을 먹을 수 있나요? A. 식사가 가능해지고 장운동이 돌아온 뒤부터 가능합니다. 대개 퇴원 무렵이면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복강경과 개복 수술은 회복 속도가 다르고, 아직 항생제나 진통제를 복용 중이신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날짜보다 지금 몸 상태를 보고 판단합니다. 내원하실 때 수술 종류와 날짜, 현재 복용 중인 약을 함께 알려주시면 그에 맞춰 시작 시점을 정합니다.
Q. 자궁을 적출했는데도 관리가 필요한가요? A. 필요합니다. 자궁을 들어냈다고 해서 그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궁은 골반 안에서 주변 장기와 인대로 연결되어 지지 구조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없어지면 방광과 장의 위치, 골반저 근육이 받는 부담이 달라집니다. 배뇨 문제나 아랫배가 처지는 느낌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난소를 보존하셨더라도 수술로 주변 혈류가 변하면서 호르몬 변화가 예상보다 이르게 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술 자체로 소모된 체력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습니다. 오히려 자궁을 적출한 경우에 관리가 더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한약은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 어혈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2주 정도 복용하시고, 이후 보약이 4주에서 12주 사이입니다.
기간의 폭이 넓은 이유는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술 범위가 작고 원래 체력이 좋으셨던 분은 4주로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수술 범위가 컸거나, 오래 앓다가 수술하셔서 이미 소모가 많았던 분, 나이가 있으신 분은 더 길어집니다.
정해놓고 시작하기보다 2주가 지난 시점에 다시 진맥해서 다음 단계와 기간을 정합니다.
Q. 붓기가 계속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빠지나요? A. 대부분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줄어듭니다. 수술 부위 주변의 순환이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과입니다.
다만 다음 경우에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쪽 다리만 유독 붓는 경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자국이 오래 남는 경우, 부기와 함께 무거움이나 이상 감각이 몇 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림프절 절제가 있었던 수술이라면 더 주의 깊게 보셔야 합니다. 초기에 확인하면 관리가 수월하지만 오래 두면 번거로워집니다.
Q. 림프배액술은 어떻게 받나요? A. 시술 시간이 길어 별도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침이나 한약 상담과 같은 날 받으실 수도 있으니 예약하실 때 미리 말씀해 주십시오.
시술 자체는 매우 부드럽습니다. 근육을 눌러 푸는 마사지와 달리 피부 바로 아래 얕은 층을 가볍게 다루기 때문에, 아플 정도의 압력은 쓰지 않습니다. 시술 중 잠드시는 분도 있습니다.